부산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신다? / 정순민 원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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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. 우리나라 사람은 술을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. 원래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백의민족이라 하는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술을 많이 먹는 편입니까?
A.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상당히 허용적인 나라 중 하나입니다. 북미에서는 술을 사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한참을 가서 비어스토어(Beer store)나 알코올 전문 샵(Shop)에 들러야 합니다. 적어도 우리나라에서처럼 아파트 앞 슈퍼마켓이나 공원 근처에서 천 원짜리 1개만 있으면 기분을 알딸딸하게 만들어 근심 걱정을 순간적으로 잊게 해 줄 수 있는 소주를 쉽게 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닙니다.
우리나라처럼 여자 유명 연예인이 소주나 맥주 선전에 나와 정말 맛있게 술 한 잔을 들이키며 눈웃음을 치며 함께 마시자고 유혹하는 그런 분위기도 아닙니다.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는 모습이나 고성방가를 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. 왜냐하면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한 체 잠시 엉뚱한 행동이라도 할라치면 바로 경찰이 출동하기 때문입니다. 메트로 신문에서 샐러리맨의 일상을 대표하는 무대리의 모습처럼 가끔씩 술을 먹고 길가에서 일탈하는 모습은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못하고, 모 방송국 개그프로그램의 ‘술푸는 세상' 에서 보듯 파출소에서의 경찰을 향한 아슬아슬한 진풍경은 한낱 이야깃거리에 불과할 뿐입니다.
전 세계적으로 알코올중독의 평생 유병율은 10% 정도로 보고됩니다. 우리나라는 OECD 30개국 중 술 소비량 1위를 자랑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생 유병율은 더 높아 16.2%라는 보고도 있으며, 부산은 그 와중에도 전국 평균에 비해 조금 더 높지 않을까 추측됩니다. 아무래도 술에 어울리는 횟거리가 많은 바닷가에서 술 문제가 많고, 부산사람들의 성격적인 급한 면이 술과 잘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하여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사직운동장에 와서 홈팀인 롯데를 응원하는 부산시민들 대부분의 손에는 맥주 한 캔 정도는 들려 있고, 롯데가 이기면 이기는 데로 지면 지는 데로 이후의 술잔은 롯데의 그날 경기를 안주 삼아 몇 순배를 더 돕니다. 그러니 주류업계에서는 부산을 소주전쟁의 격전지로 꼽고 있는 듯합니다.
술은 가볍게 마시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, 과하면 다음날 그에 따른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게 됩니다. 부디 전 세계적인 술 소비도시인 부산에 살면서 요령껏 조심조심해서 적당히 술을 피해 생활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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